칼럼

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축하

월드라이프 2024. 10. 21. 20:03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따른 분석 및 한국문화의 비전

 

한강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보도는 이시대를 사는 모든 한국 국민들이 자기일처럼 기뻐하고 감격해하고 즐거워하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여성 소설가의 수상이며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이후 대한민국은 2번째로 노벨상을 수상하게된 것이다, 한국의 문화인 드라마, 영화, K-POP, K-food 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즈음에 그동안 한국문학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오랜세월을 지나 비로소 한글로 쓴 소설, 국민들이 모국어로 노벨상 수상작을 읽게하는 큰기쁨을 선사하게 된 것이다, 또한 한글을 모체로 한 한강의 소설이 세계 각국가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인의 공감을 불러 일으켜 수상받았다는 사실은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께서 크게 기뻐할일이며, 전세계 한글배우기 열풍이 불고있고. 또한 전반적인 한국문화(K_컬처)가 전세계의 주목과 사랑을 받고있는 시점에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화룡정점을 찍었다고 볼수있는 자렁스런 일이라할것이다,,

한강의 문학은 인간본질의 근원적 정서를 가감없이 들여다본다는 투철한 문제의식적인 작가정신이 베어있어 전체적으로 어둡고 쓸쓸하다할것이다, 격변의 시대적 사건에서 피해자의 비통하고 처절한 상황을 그리고있는데 쓰는 동안 매일 눈물로, 가슴으로 통곡하며 집필하였다는것은 정치 사회적인 폭력의 아픔을 회피하지않고 정면으로 직시하면서 자신의 영혼을 온전히 갈아넣은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일이다,,

스웨덴 한림원에서 한강작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여 발표한 이유를 보면...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력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

적시하다는 수상선정 이유를 적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가 공권력에의한 엄청난 집단 학살에대해 생각조차 거부하며 산다...

오히려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가해자적 입장에 서서 그 합리적 이해를 찾기도한다...

한강작가는 그 사건의 한폭판에 뛰어들어 홀로 정면에서 싸우는 전사적 작가라 할것이다..

그 투라우마의 엄청난 무거움과 짖눌림, 절망적 고통과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공수부대 진압등으로 무참히 짓밣힌 한소년의 이야기로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소년이온다, 2만명 이상의 양민이 국가공권력에 의해 학살당한 제주 43사건,

인간의 잠재된 또다른 어두운 폭력성을 그린 채식주의자 ,,

근본적인 폭력의 원천을 인간의 본성과 본능을 추적하며, 이끝도 없는 기원을 규명하고자하는 작가의 노고는 허망하고 허탈한 지적허영 일수도 있겠지만, 그역사적 트라우마는 작가 한강작가뿐 아니라 우리 공동체 모두의 것임을 상기해야한다는 황규관시인의 말씀을 새겨몰 수 있다, 한강은 이시대의 대표적인 현실 참여적인 작가일수 있지만 한땀 한땀의 단어와 산문은 예술로 승화되고있는 지고지순한 휴머니즘이 깔려있기에 자신의 어둡고 무거운 소설을 순수문학의 높은 경지에 올려놓고마는 무한한 저력을 지닌 위대한 작가로서 평가받게하고있고 전세계가 이를 공감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한강작가는 우리시대 사회적 모순의 문제의식에 대해 온전히 온가슴으로 인식하고 정면으로 부딪히는 용감한 정의감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쏱아붓는 투사적인 소설가라면 지나친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소설을 통해 이세상이 더 지속가능한 행복한 유토피아 세상이 되길을 간절한 바램으로 세상에 외치고있는 것이다,,, 그의 작은눈과 작은 목소리, 그리고 그가 하고있는 동네의 작은 도서관처럼 잔잔한 호흡으로 담겨지는 시적 산문은 놀랍고 경이적인 설득력과 공감력으로 세상의 숨겨진 처참한 문제를 눈물로 써가며 가열차게 세상을 일깨우고 있다할 것이다,,,

한강작가를 어두운 세계만을 지적하는 진보주의적 좌파작가라고 수상을 반대한다는 서양의 보수우파들이 있다고 한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의 개도국과 선진국이 경제성장을 하면서 엄청난 생태계 파괴로 지구온난화라는 기후 열병(대기오염,홍수,폭풍,쓰나미,열사병,전염병,쓰레기)등으로 큰 재난을 앓고 있는중이다,. 전세계가 힘의 논리에 따른 식민지 시대, 노예제도, 군사독재, 전쟁등이 있었고 작금에도 양민인 시민들과 어린이가 무참히 폭사당하는 우크라이나 대 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 대 팔레스타인(헤즈볼라포함) 전쟁과 그 무참한 폭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상황에서 노벨상 축하기념 기자회견은 있을수없다는 그의 생각과 사고는 그가 서술하고있는 글의 사상과 일치하고있는 진정성있는 한강 작가의 양심의 발로라 할 것이다,

민주적인 자본주의적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발전,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인한 변형된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도입으로 전계의 문명은 AI(인공지능)등으로 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20:80으로 벌어지고있는 급격한 빈주격차와 양극화로 인한 휴유증도 심각하다,

선진국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넘치는데 하루 2달러조차 없어 기아로 죽음의 문턱에 서있는 지구촌 후진국민이 5억명이나 된다는 사실에대해 애써 외면하거나 우리는 무기력하게 지켜보고만 있는중이다,,

모든 문학에 있어서도 자구촌의 경제적 발전, 피를 먹고 자란다는 민주화, 기술과학 문명에대한 긍정적인 부채를 지니고 있는 반면에 그에따른 상대적인 가혹한 휴유증의 부정적 부채도 지니고 있다,, 한강작가가 아니었다면 전세계 역사에서 가혹한 공권력에의해 폭력적인 피해자를 피해자 관점에서 이토록 절절하게 울면서 쓴 책이 있다면 나와보라고 말할정도이다.

한강의 문학은 정치사회적 성향을 이미 초월하고있는 독창성과 진정성이 넘치는 순수 예술 창작자로서 앞으로 살아있는 전설이 될 것이다,

억울함과 슬픔이 없는 더낳은 세상! 그래서 더아름다운 세상을 외치는 그의 조용하고 잔잔하지만 넘치도록 처절한 외침의 목소리를 전세계인들은 가슴깊히 새겨야할 것이다..

적어도 한강의 소설을 읽은 미래의 지도자들은 인류사회에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 폭력을 휘두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세계를 선두권에서 석권하고 열광시키고 있는 한국의 반도체, 스마트폰, 조선, 철강, 자동차, 드라마, 영화, K-pop, 한국의 음식에다 , 최근 핵원전 플랜트까지 대한민국 국민이 만들면 세계인이 열광하는 명품이 출현 되고 있다, 여기에 변방의 문학으로 있던 한국문학이 드디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된 것은 한국의 종합적인 문화콘텐츠의 숨은 저력을 세계가 정식으로 인정하였다는 사실임을 알 수 있는 일이다, 앞으로 한강작가 뿐 아니라 새로운 모든 작가들은 인류사회문제와 대한민국의 슬픈아픔에 대한 역사적인 문제와 현재에 대두되고있는 문제적 의식을 더욱제고하여 이를 문학적인 예술로 승화하여 새로운 세상을 제시하는 수많은 노벨문학상 키즈들이 양산되기를 기원하게되는 대목이다,,

 

노벨문학상 뿐 아니라 각종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인류사회에 크게 공헌하는 대한민국 인재들이 국가사회에 지원과 박수를 받으며 앞으로 계속 나와주길을 진심으로 고대하면서,,,,,

 

칼럼리스트 김부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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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작가

2024년 기준 52/19701127) 부친은 한승원 소설가

학력/ 연세대학교 국문학 학사

데뷔/ 1994년 서울신문 '붉은 닻' 등단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작별하지않는다, ,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등이 있다.

 

대표작 (리디 평론문참조)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소년이 온다,,,

섬세한 감수성과 치밀한 문장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해온 작가 한강의 여섯번째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가 출간되었다. 1980년 광주의 5월을 다뤄 창비문학블로그 '창문'에 연재할 당시(201311~20141)부터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열다섯살 소년의 이야기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를 통해 한강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19805월을 새롭게 조명한다.

 

한강은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어느덧 그 시절을 잊고 무심하게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여전히 518의 트라우마를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무한다.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싸우던 중학생 동호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 그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받는 내면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당시의 처절한 장면들을 핍진하게 묘사하며 지금 "우리가 '붙들어야 할' 역사적 기억이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환기하고 있다(백지연 평론가)."

 

"이 소설을 피해갈 수 없었", "이 소설을 통과하지 않고는 어디로도 갈 수 없다고 느꼈"다는 작가 스스로의 고백처럼 이 소설은 소설가 한강의 지금까지의 작품세계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신형철 평론가)"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2) 채식주의자

폭력과 아름다움의 처절한 공존

여전히 새롭게 읽히는 한강 소설의 힘

 

 

2007년 창비에서 출간된 채식주의자2010년부터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번역 출간돼왔으며 2015년 문학의 명문 출판사인 포르토벨로가 영어판을 낸 뒤 영국 포일스(Foyles)서점에서 소설분야 톱10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2016년 미국 최대 출판그룹 중 하나인 펭귄랜덤하우스 그룹의 문학전문 임프린트 호가드(Hogarth)에서 미국판이 출간된 이후에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시카고트리뷴』 『라이브러리저널등을 비롯해 다수의 유력 매체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출판전문지 퍼블리셔스위클리‘2016년 봄, 가장 기대되는 주목할 소설중 첫째로 채식주의자를 꼽기도 하는 등 빠르게 화제의 중심에 올라선 바 있다. 그리고 드디어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세계적인 작품으로 자리했다.

 

채식주의자1채식주의자는 영혜 남편인 의 시선으로 서술된다. 어린 시절 자신의 다리를 문 개를 죽이는 장면이 뇌리에 박힌 영혜는 어느 날 꿈에 나타난 끔찍한 영상에 사로잡혀 육식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영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는 처가 사람들을 동원해 영혜를 말리고자 한다. 영혜의 언니 인혜의 집들이에서 영혜는 또 육식을 거부하고, 이에 못마땅한 장인이 강제로 영혜의 입에 고기를 넣으려 하자, 영혜는 그 자리에서 손목을 긋는다. 2몽고반점은 인혜의 남편이자 영혜의 형부인 비디오아티스트 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아내 인혜에게서 영혜의 엉덩이에 아직도 몽고반점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는 영혜의 몸을 욕망하게 된다. ‘는 영혜를 찾아가 비디오작품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청한다. ‘는 결국 자신의 몸에 꽃을 그려 영혜와 교합한 뒤 비디오작품을 촬영하고 다음 날 벌거벗은 두 사람의 모습을 아내가 발견한다. 3나무 불꽃은 가족들 모두 등 돌린 영혜의 병수발을 들어야 하는 인혜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인혜는 식음을 전폐하고 링거조차 받아들이지 않아 나뭇가지처럼 말라가는 영혜를 만나고, 영혜는 자신이 이제 곧 나무가 될 거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각인된 폭력의 기억 때문에 철저히 육식을 거부한 채로 나무가 되기를 꿈꾸는 영혜는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다른 생명에게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는 무해한 존재를 꿈꾸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 본질에 대해 쉼 없이 질문하며 고통에 대해 천착해온 작가는 이번 개정판을 출간하며 고백하자면 이 책에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 하지만 귀밑머리가 희어지고 어느 때보다 머리가 맑은 지금, 나에게는 이 소설을 껴안을 힘이 있다. 여전히 생생한 고통과 질문으로 가득 찬 이 책을”(새로 쓴 작가의 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채식주의자는 지금까지 40개국 이상에 판권이 수출됐다. 올해 9월에는 연극으로 제작되어 국립극단 무대에 오른 뒤 12월 벨기에 리에주극장에서 해외 관객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3) 작별하지 않는다

2023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는 이들로부터

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

 

2016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의 5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출간되었다. 2019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전반부를 연재하면서부터 큰 관심을 모았고, 그뒤 일 년여에 걸쳐 후반부를 집필하고 또 전체를 공들여 다듬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본래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작별(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을 잇는 ’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구상되었으나 그 자체 완결된 작품의 형태로 엮이게 된바, 한강 작가의 문학적 궤적에서 작별하지 않는다가 지니는 각별한 의미를 짚어볼 수 있다.

 

이로써 소년이 온다(2014), (2016), ‘연작(2015, 2017) 등 근작들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고투와 존엄을 그려온 한강 문학이 다다른 눈부신 현재를 또렷한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래지 않은 비극적 역사의 기억으로부터 길어올린, 그럼에도 인간을 끝내 인간이게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가 눈이 시리도록 선연한 이미지와 유려하고 시적인 문장에 실려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4)

고독과 고요, 그리고 용기.

이 책이 나에게 숨처럼 불어넣어준 것은 그것들이었다.

 

새롭게 만나는 한강 작가의 소설. 이 년 전 소설 발간에 즈음해 행했던 작가의 퍼포먼스와 함께 새 옷을 입고 선보인다.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 안다고 말할 수도, 또 모른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이 기묘하고 미묘한 ""의 세계 속에서 한강이 끌어올린 서사는 놀라우리만치 넓고 깊다.

 

´´에게는 죽은 어머니가 스물세 살에 낳았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었다는 ´언니´의 사연이 있다. "당신이 어릴 때, 슬픔과 가까워지는 어떤 경험을 했느냐"는 누군가의 물음에 순간 ´´는 그 죽음을 떠올린다. 그리고 지구 반대편의 오래된 한 도시로 옮겨온 뒤에도 자꾸만 떠오르는 오래된 기억들에 사로잡힌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나치에 저항하여 봉기를 일으켰던 이 도시", 그리하여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깨끗이, 본보기로서 쓸어버리라"는 히틀러의 명령 아래 완벽하게 무너지고 부서졌으나 그후 칠십 년이 지나 재건된 도시 곳곳을 걸으면서, ´´는 처음 "그 사람이 도시와 비슷한 어떤 사람의 얼굴을 곰곰이 생각"하기에 이른다.

 

 

5) 희랍어시간

이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침묵과

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빛이 만나는 찰나의 이야기

 

드디어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낸 것일까. 전소해버린 줄 알았던 언어의 검부러기 밑에서 올라오는 참된 음절들을. 작가는 언어가 몸을 갖추기 이전에 존재하던 것들흔적, 이미지, 감촉, 정념으로 이루어진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신생의 언어와 사멸해가는 언어가 서로 만나 몸을 비벼대는 찰나, 우리는 아득한 기원의 세계로 돌아가 그곳에 동결해둔 인간의 아픔과 희열을 발견한다. 그리고 문득 깨닫게 된다. 자신의 몸이 기억하는 참된 욕망과 조우하기 위해서는 0도 근처에서 차갑게 끓어오르는 글쓰기의 언저리까지 기어이 내려가야 한다는 사실을. 그곳에서 우리는 죽음과 탄생이 새로운 몸을 얻어 환생하는, 세속의 기적을 목격하게 된다. 이렇게 아름답게, 온전하게 몰락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소설이 우리에게 있었던가._이소연(문학평론가)

 

다만 한 여자와 한 남자의 기척이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여기, 한 여자의 이야기

그것이 다시 왔어.

어떤 원인도 전조도 없이, 여자는 말을 잃는다. 그것이 처음 왔던 것은 열일곱 살 겨울. 말을 잃고 살던 그녀의 입술을 다시 달싹이게 한 건 낯선 외국어였던 한 개의 불어 단어였다. 시간은 다시 흘렀다. 이혼을 하고, 아홉 살 난 아이의 양육권도 빼앗기고, 다시 그렇게 말을 잃어버린 후, 일상의 모든 것들을 다 놓을 수밖에 없었던 여자가 선택한 것은 이미 저물어 죽은 언어가 된 희랍어. 그곳에서 만난 희랍어 강사와 여자는 서로의 앞에 침묵을 놓고 더듬더듬 대화한다.

 

그리고, 여기, 또 한 남자의 이야기

시간이 더 흐르면…… 내가 볼 수 있는 건 오직 꿈에서뿐이겠지요.

가족들을 모두 독일에 두고 십수 년 만에 혼자 한국으로 돌아와 희랍어를 가르치는 남자. 남자는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다. 볼 수 없다던 마흔이 가까워오지만 아마 일이 년쯤은 더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아카데미의 수강생 중 말을 하지도, 웃지도 않는 여자를 주의 깊게 지켜보지만 여자의 단단한 침묵과 마주하자 두려움을 느낀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선 본 적 없는 지독한 침묵. 그리고 점점 소멸해가는 남자의 미약한 빛. 이 어스름이 완전한 밤으로 이어지는 걸까.

 

이 소설을 읽는 일은, 어쩌면 한 장의 사진을 오래토록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일일지도 모르겠다.

 

한 장의 사진 | 필립 퍼키스는, 사진강의 노트제일 첫 장에서 바라보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진에서 눈을 떼지 말 것, 먼저 대상의 표면에 떨어진 빛의 실체를 느낄 것. “의미는 없다. 오로지 사물만이 존재할 뿐이라는 W.C. 윌리엄스의 말을 인용하며 그는 말한다.

 

사진이 찍혀지는 순간까지 그것과 함께 머물러야 한다. 그러나 삶 전체를 통틀어 내가 배운 모든 것들은 이 머무름과 반대 선상에 있었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 : , 공간, 거리 사이의 관계, 공기, 울림, 리듬, 질감, 운동의 형태, 명암사물 그 자체이들이 나중에 무엇을 의미하든 아직은 사회적이지도, 정치적이지도, 성적이지도 않다. 이름을 주지도, 상표를 붙이지도, 재보지도, 좋아하지도, 증오하지도, 기억하지도, 탐하지도 마라. 그저 바라만 보아라. _필립 퍼키스, 사진강의 노트

 

비슷한 의미에서, 윌리 로니스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보통 나는 일어나는 것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 그저 바라보고, 기다린다. 실재가 더 생생한 진실 속에 드러나도록. 그것은 시점의 쾌락이다, 때론 고통이기도 하다. 일어나지 않은 것을, 혹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어날 일을 바라는 것이기 때문에.

_윌리 로니스, 그날들

 

이렇게 오롯이 사물 그 자체(혹은 존재하는 그 자체)가 담겨진 한 장의 사진을 오래토록,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보면, 거기에선 천천히 어떤 기미들이 발견된다. 마찬가지로 이 소설 희랍어 시간을 들여다보는 일은, 어떤 기미를 발견하고 흔적을 더듬는 일이다. 그리고 희미하게 떠오르는 그 기미와 흔적들은 어두운 암실, 정착액 속의 사진이 점점 선명하게 상을 만들어내듯 어느 순간 고대문자처럼 오래고 단단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의 시간과,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진 현재진행형의 시간까지를 포함한다.

 

시간이란 무엇인가요? 지금 내 앞에 있는 당신을 찍는다면 그건 바로 이 순간 일어난 일입니다. 십 년 후에 당신이 그 사진을 볼 때, 순식간에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옵니다. (……) 사진은 동결된 순간이며 기억입니다. 하지만 사진은 늘 현재의 순간을 담고 있지요. 바로 사진의 마법이지요. _필립 퍼키스, 필립 퍼키스와의 대화

 

그 어떤 사진이라도, 만약 그것을 위하여 적절한 맥락이 창조된다면 그러한 현재가 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사진이 좋으면 좋을수록 창조될 수 있는 그 맥락은 보다 완전한 것이 된다.

그러한 맥락은 시간 속에서 그 사진을 대신하게 되는데그것은 불가능한 것인 그것 자체의 원래 시간이 아닌서술되는 시간 속에서이다. 서술된 시간은 그것이 사회적 기억과 사회적 행위의 성격을 띠게 되면 역사적 시간이 된다. 짜맞추어진 서술되는 시간은 그것이 자극하고자 하는 기억의 과정을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_존 버거, 본다는 것의 의미

 

사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암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 제대로 된 사진을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빛과 어둠이다. 암실에 자연광이 새어들어가게 되면 사진은 하얗게 바래어지고, 암등의 빛이 과하게 되면 사진은 까맣게 타버린다. 그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

사진이 완전히 마른 후에야, 인화가 제대로 되었는지 알 수 있다.

빛과 어둠과 시간이 만들어낸 예술. 그것이 사진이라면, 희랍어 시간은 해서, 그래서, 한 장의 사진이며, 그것은 오로지 빛과 어둠으로만, 명암으로만 완성되는 한 장의 흑백사진이다. “오직 흑과 백 사이에 존재하는 명암 속에서 그 진실을 밝히는.”(G. I. 구지프)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되고 단단한 문자인 희랍어처럼, 빛과 어둠으로만 완성되는 흑백사진처럼, 소설은 일체의 군더더기가 없으며 그 결이 곱고 단단하다. 목수이며 사진작가인 서영기는 어느 인터뷰에서 말했다. “목수는 몸의 반응이 중요하다. 나무를 만지고 몸이 반응하며 정신적으로 집중하게 된다. 사진은 세계에 대한 내 사고의 반응이다. 대상은 달라도 반응이 반복되고 집중되면서 동일한 지점에서 둘은 경계가 없어진다.”(월간 사진, 2011.11)

한강의 경우, 그리고 이 소설 희랍어 시간의 경우 그것은 언어일 것이다.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감정과 고르고 또 고른 절제된 단어들. 언어로, 문장 그 자체로 세계를 보고 느끼고 표현하는.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이미 한 장의 사진과, 이 한 편의 소설과 그대로 닮아 있는.

이 소설과 함께,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존재하던 것들, 그 기미와 흔적들, 영원과도 같은 어떤 찰나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어떤 한 장면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6)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시집)-----------

 

심해의 밤, 침묵에서 길어 올린 핏빛 언어들

상처 입은 영혼에 닿는 투명한 빛의 궤적들

 

인간 삶의 고독과 비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맞닥뜨리는 어떤 진실과 본질적인 정서들을 특유의 단단하고 시정 어린 문체로 새겨온 한강이 첫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출간했다.

 

올해로 등단 20년차인 한강은 그간 여덟 권의 소설 단행본을 출간하는 틈틈이 쓰고 발표한 시들 가운데 60편을 추려 이번 시집을 묶었다. 저녁의 소묘」 「새벽에 들은 노래」 「피 흐르는 눈」 「거울 저편의 겨울연작들의 시편 제목을 일별하는 것만으로도 그 정조가 충분히 감지되는 한강의 시집은, 어둠과 침묵 속에서 더욱 명징해지는 존재와 언어를 투명하게 대면하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에는 침묵의 그림에 육박하기 위해 피 흘리는 언어들이 있다. 그리고 피 흘리는 언어의 심장을 뜨겁게 응시하며 영혼의 존재로서의 인간을 확인하려는 시인이 있다. 그는 침묵과 암흑의 세계로부터 빛나는 진실을 건져 올렸던 최초의 언어에 가닿고자 한다. 이 시집은 그간 한강 문학을 이야기할 때 언급돼온 강렬한 이미지와 감각적인 문장들 너머에 자리한 어떤 내밀한 기원-성소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가는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수상경력----------------------------------

2024

노벨문학상 (한국최초 및 아시아 최초 여성 소설가로 수상)

2024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2023

메디치 외국문학상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2022

30회 대산문학상 소설부문 (작별하지 않는다)

2019

24회 아르세비스포 후안 데 산 클레멘테 문학상

2018

12회 김유정문학상

2017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6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소설 채식주의자)

2015

15회 황순원문학상

2010

13회 동리문학상

2005

29회 이상문학상 대상

2000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학부문

1999

25회 한국소설문학상